보표레터 구독자 여러분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책 소개 시간을 갖아보려고 합니다. 최근 제가 읽은 책 중에서 보표레터 구독자분들에게 한 권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책 제목은 '디스킬 제너레이션' 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들이 들었는데요. 여러분도 제 생각을 듣고 공감이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AI가 우리를 더 유능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걸까, 아니면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던 능력을 조금씩 잃어버리게 만들고 있는 걸까?”
요즘은 정말 못하는 게 없는 시대입니다.
글을 쓰고 싶으면 AI가 써줍니다.
이미지를 만들고 싶으면 AI가 만들어줍니다.
번역도 해주고, 요약도 해주고, 분석도 해줍니다.
최근에는 영상도 Seedance 2.5 버전이 나오면서 30초 영상을 한번의 프롬프트로 생성하여 거기다 퀄리티까지 좋아져서 이제는 영상도 AI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수준으로 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전에는 몇 시간씩 걸리던 일을 이제 몇 분 만에 끝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매일 AI를 사용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AI를 요즘 사용하지 않는 분들을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것입니다.
저또한 오히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편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AI를 많이 사용할수록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혹시 나는 편리함을 얻는 대신,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어떤 능력을 조금씩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디스킬 제너레이션》에서는 이런 현상을 ‘탈숙련(Deskilling)’이라는 개념으로 이야기합니다. 도구와 기술이 인간의 일을 대신하면서, 인간이 오랫동안 연습하고 익혀왔던 능력이 점차 약해지는 현상입니다.
저는 저자의 이 주장에 꽤 공감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탈숙련 되어가고 있는 여러분만의 스킬은 없으신가요?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 그리고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꼭 한 번 생각해봐야 할 세 가지에 대해서 여러분과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AI가 잘하게 된 것보다, 내가 못하게 된 것을 살펴봐야 합니다
AI 시대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에 관심을 가집니다.
“이번 AI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기능을 사용하면 얼마나 시간을 줄일 수 있을까?”
“이제 이것도 자동화할 수 있겠네.”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앞으로는 반대쪽 질문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를 사용하면서 나는 무엇을 덜하게 되었을까?”

예를 들어 글쓰기입니다.
요즘 스레드, 링크드인, 블로그, 뉴스레터를 보다 보면 AI가 작성한 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문장은 매끄럽고 구조도 좋은데다가 제목도 잘 뽑습니다.
그런데 계속 읽다 보면 이상하게 뭔가 비어있는 느낌의 글들입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이 직접 생각하면서 글을 쓸 때에는 생각이 정리되는 과정이 있습니다.
첫 문장을 쓰고 지웠다가 다시 씁니다.
어떤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한참 고민하기도 합니다.
“내가 정말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나?”
스스로에게 질문하기도 합니다.
사실 글쓰기는 단순히 생각을 기록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글을 쓰면서 생각이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AI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글을 맡겨버리면 결과물은 얻을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원래 내가 했어야 했던 생각까지 함께 아웃소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의식적으로 한 가지를 하려고 합니다. 가끔은 첫 문장부터 마지막 문장까지 직접 써보는 것입니다. 잘 쓸 필요도 없습니다. AI보다 매끄럽지 않아도 됩니다. 조금 투박해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한 편의 글을 직접 써놓고 나면 묘하게 개운한 느낌이 있습니다. 이는 마치 운동을 하기 전까지 여러 생각들이 들지만 막상 운동을 끝내면 개운한 느낌이 드는것과 비슷한 감정입니다.
아마 직접 글을 써보신 분들이라면 무슨 말인지 아실 겁니다.
AI가 대신 써준 글을 복사해 올렸을 때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감정입니다.
2. AI 시대에는 ‘속도’보다 ‘기초 체력’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AI를 사용하면 굉장히 빠르게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속도가 곧 실력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시장조사를 하기 위해 직접 검색하고, 자료를 읽고, 여러 정보를 비교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AI에게 물어보면 몇 초 만에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메일 한 통을 쓰기 위해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습니다.
지금은 버튼 몇 번이면 훌륭한 이메일이 만들어집니다.
이미 이렇게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죠? 그러다 문득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AI가 없는 상황에서도 나는 이 일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을까?
저는 이것이 앞으로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AI의 결과물을 평가하려면 결국 인간에게도 어느 정도의 기본 실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글을 모르는 사람은 좋은 글과 나쁜 글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마케팅을 모르는 사람은 AI가 만들어준 마케팅 전략이 좋은 전략인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숫자를 모르는 사람은 AI가 분석한 데이터에서 무엇이 이상한지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AI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AI가 만들어낸 결과를 얼마나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느냐”
이런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AI 시대에 기본기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읽기
- 쓰기
- 계산하기
- 생각하기
- 질문하기
- 사람과 대화하기
- 오랫동안 집중하기
굉장히 오래된 능력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AI 시대에 가장 희소해질 수 있는 능력들입니다. 여기에 플러스...개인의 취향입니다.
3. 결국 남는 것은 ‘내가 직접 살아본 것’입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했던 부분입니다. AI는 앞으로 훨씬 더 똑똑해질 겁니다. 지금보다 글도 잘 쓸 것이고, 지금보다 분석도 잘할 것이고 물론 이미지와 영상도 훨씬 잘 만들 겁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는 무엇이 남을까요?
저는 결국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직접 실패해본 경험, 누군가를 설득해본 경험, 제품을 팔아본 경험, 고객에게 욕을 먹어본 경험, 사업이 잘돼본 경험, 사업이 망할 것 같았던 경험.
사람을 만나고, 결정을 내리고, 후회하고, 다시 해본 경험.
이것들은 검색해서 얻을 수 없습니다.
AI에게 프롬프트를 입력해서 만들어낼 수도 없습니다.
AI는 수많은 사람의 경험을 학습할 수 있지만,
나 대신 내 인생을 살아줄 수는 없습니다. (동의하시죠?)
저는 오히려 AI 시대가 깊어질수록 이런 ‘살아본 사람의 이야기’가 더 가치 있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 콘텐츠를 볼 때도 저는 점점 이런 것에 끌립니다.
문장이 조금 서툴더라도
“이 사람은 진짜 해봤구나.”
라는 느낌이 드는 글.
조금 정리가 덜 되어 있더라도
“이건 어디에서 복사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 사람이 살아본 이야기구나.”
라는 느낌이 드는 콘텐츠입니다.
아마 앞으로 사람들도 점점 더 그런 콘텐츠를 찾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는 AI를 사용하지 말아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반대입니다.
AI는 정말 강력한 도구이고 앞으로 AI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큰 경쟁력 손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AI를 사용하는 것과 AI에게 나의 능력을 넘겨주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AI로 글을 쓰더라도 가끔은 직접 글을 써볼 수 있습니다.
AI로 자료를 요약하더라도 가끔은 처음부터 끝까지 긴 글을 읽어볼 수 있습니다.
AI에게 아이디어를 얻더라도 최종 판단만큼은 내가 직접 내릴 수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이 균형을 잘 잡는 사람이 AI 시대에 가장 강한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를 누구보다 잘 사용하지만,
AI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 사람.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만,
자신의 기본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
AI의 도움을 받지만,
자신의 경험과 생각까지 외주 주지는 않는 사람.
《디스킬 제너레이션》을 읽으면서 저는 제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최근 AI에게 맡기기 시작하면서 내가 예전보다 덜 하게 된 것은 무엇인가?”
여러분도 오늘 한 번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다면 이번 주에 딱 한 번만 직접 해보세요.
AI 없이 글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써봐도 좋습니다.
긴 글 하나를 요약본이 아니라 직접 읽어도 좋습니다.
내비게이션을 켜기 전에 길을 한번 떠올려봐도 좋습니다.
머릿속으로 계산을 한번 해봐도 좋습니다.
작은 것부터요.
우리가 AI 시대에 지켜야 할 것은 어쩌면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내가 직접 생각하고, 직접 해볼 수 있는 능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제가 읽은 책 중에서는 꽤 오래 생각이 남았던 책입니다.
AI를 많이 사용하는 분일수록 오히려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러분께도 질문 하나를 남겨봅니다.
여러분은 지금, ‘탈숙련’에서 얼마나 자유로우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