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보표레터에서는 창작과 고독의 관계에 대해 조금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무언가에 골똘히 집중하다 보면, 마치 혼자만 투명한 벽으로 둘러싸인 방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지 않으신가요. 딱히 외롭다고 말하기는 뭐하지만, 그렇다고 외롭지 않은 것도 아닌, 그런 미묘한 감각 말입니다. 우리는 종종 멋진 결과물만을 보고, 그것을 만든 사람이 그 투명한 방 안에서 보냈을 조용한 시간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곤 합니다.
얼마 전, 글쓰기라는 행위의 고독함에 대해 무라카미 하루키가 꽤 흥미로운 이야기를 영상으로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집에 홀로 지내는데, 자신을 지탱해주는 것으로 세 가지를 꼽더군요. 고양이, 책, 그리고 음악. 나쁘지 않은 조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히 ‘이렇게 하면 글이 잘 써진다’ 같은 요령이라기보다, 우리 각자가 마주하는 고독이라는 것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에 대한, 제법 괜찮은 힌트를 줍니다.
이를테면, 음악은 어떻게 그를 계속 책상에 앉게 만드는 걸까요? 그리고 왜,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그토록 좋아하던 음악마저 멈춰야만 했을까요?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우리 각자의 조용한 항해를 위한 작은 등대 같은 것을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준비되셨다면, 뭐, 한번 시작해보죠.
한 작가가 말하는 창작과 고독의 상관관계
준비되셨다면 그럼 시작합니다.

Point 1. 위대한 여정의 시작은 ‘고독’을 인정하는 것
하루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글을 쓰는 것은 매우 고독합니다. (To write is a very solitude.)”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이따금 우리가 잊어버리는 사실입니다. 새로운 문장을 찾아내고, 단어의 순서를 이리저리 맞추는 일은 결국 다른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으니까요. 그것은 외부 세계의 볼륨을 줄이고, 자기 내면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여야 하는 시간입니다. 필연적으로 혼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