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표레터 구독자님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한국은 추석 연휴였습니다. 제가 있는곳은 뉴욕이기 때문에 추석 연휴의 분위기가 좀처럼 느껴지지는 않지만 여러분들에게 인사를 드리며, 또한 고국의 부모님에게 연락을 드리며 추석 연휴를 어렴풋하게 느낍니다.
추석이 왔다는것은 벌써 2025년도 얼만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러분은 올 해 어떤 일을 달성하셨나요? 그리고 남은 두 달동안 어떤 목표를 위해서 달려가실 생각인가요? 우리에게는 언제부터인가 목표 달성과 생산성 향상이 과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더 높은 KPI를 위해, 그리고 더 완벽한 새해 다짐을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 모든 목표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를 달리게 했던 결승선이 아예 없다면, 우리는 그 자리에 주저앉게 될까요?
오늘,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충격적이면서도 가장 강력한 통찰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주인공은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남자’로 불리는 전 네이비실 대원이자 극한의 인내력을 상징하는 아이콘, 데이비드 고긴스(David Goggins)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성공을 향한 기존의 모든 공식을 뒤엎습니다.
저는 그를 '누구도 나를 파괴할 수 없다' 라는 책으로 접하게 되었는데요. 예전에 독서모임에서 함께 책을 읽으면서 그가 얼마나 많은 난관을 헤치고 이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를 깨달았을때는 그가 인간처럼 느껴지지 않을정도였습니다.
우리는 종종 ‘목표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다’는 명제에 갇혀 삽니다. ‘무엇을 위해’라는 질문에 답할 수 없을 때, 우리는 길을 잃고 무력감에 빠집니다. 만약 여러분이 단 한 번이라도 번아웃을 경험했거나, 목표 달성 후의 공허함을 느껴봤거나, 혹은 AI 시대의 불확실성 앞에서 다음 목표를 설정하는 것 자체에 지쳐있다면, 고긴스의 철학은 당신의 잠자고 있던 거인을 깨우는 강력한 알람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동기부여 이야기가 아닙니다. 인간 정신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순수한 힘을 어떻게 끌어내는가에 대한 가장 원초적인 탐구이며, AI조차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위대함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에 대한 생생한 증언입니다.



Point 1. ‘목표 없는 수행’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다
고긴스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인생에서 아무런 할 일이 없는 지점에 도달해야 합니다. 5km 마라톤도, 입학 시험도, 그 어떤 목표도 없는 상태에서, 여전히 최고 수준으로 자신을 단련해야 합니다.” 이 말은 목표 지향적인 우리 사회의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어떻게 목표가 없는데 최고 수준의 수행이 가능할까요?
그의 철학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인생의 기회는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언젠가 그 ‘무언가’가 나타날 겁니다. 만약 당신이 평소에 목적 없이 수행하는 훈련을 하지 않았다면, 때가 왔을 때 결코 준비되어 있지 않을 겁니다.” 즉, ‘목표 없는 수행’은 외적인 보상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어떤 상황이 닥쳐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실력을 쌓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훈련입니다.
AI 시대에 이 통찰은 더욱 깊은 울림을 줍니다. 우리가 설정한 많은 목표들(특정 기술 습득, 특정 회사 입사, 특정 프로젝트 성공)은 AI의 발전 속도 앞에서 언제든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습니다. 어제의 유망 기술이 오늘의 낡은 지식이 되고, 오늘의 안정적인 직장이 내일의 자동화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결승선’이 계속 움직이는 경기장에서, 우리가 의지해야 할 것은 결승선 자체가 아니라, 어떤 경기장에서도 끝까지 달릴 수 있는 ‘나 자신’의 능력입니다. 목표가 있을 때만 달리는 사람은 목표가 사라지면 멈추지만, 달리는 것 자체가 목적인 사람은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습니다.


Point 2. 가장 위대한 목적은 ‘당신 자신’이다
그렇다면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궁극적인 동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고긴스는 우리 모두가 놓치고 있는 진실을 짚어냅니다. “목적은 항상 그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를 떠난 적이 없죠. 왜냐하면, 그 목적 자체가 바로 ‘당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기 싫고, 무언가 하기 싫은 이유를 단 하나로 정의합니다. “당신은 자기 자신을 충분히 아끼지 않는 겁니다.” 이것은 인생의 모든 나태함과 타협을 관통하는 가장 본질적인 진단입니다. 네이비실 입소나 대학 진학과 같은 외적인 목표도 중요하지만, 그것들은 부차적일 뿐입니다. 인생 제1의 목적은 ‘자기 자신을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 것’이며, 이 목적은 그 어떤 외부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바로 ‘나만의 미션 선언문(Mission Statement)’은 무엇인가? 회사의 비전, 팀의 목표가 아닌, ‘나’라는 인간이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고, 무엇을 대표하고 싶은가에 대한 선언입니다. “당신이 무엇을 지지하고 싶은지 알기 전까지는, 당신은 언제나 주저앉아 있을 뿐입니다.”
AI가 당신의 일정을 관리하고, 최적의 경로를 추천해 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AI는 당신이 ‘왜’ 그 길을 가야 하는지, 당신의 삶이 무엇을 지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줄 수 없습니다. 나만의 미션 선언문을 만드는 것, 그리고 매일 아침 그 선언에 부끄럽지 않게 스스로를 책임지는 것. 이것이야말로 AI 시대에 인간이 가져야 할 가장 존엄하고 강력한 주도권입니다.




Point 3. 과거의 상처가 미래의 자산이 되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과거, 외로웠던 기억, 부끄러운 실패를 숨기려 합니다. 하지만 고긴스와의 대화에서, 우리는 이 어두운 기억들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강력하게 만드는 원석임을 깨닫게 됩니다. 인터뷰어는 ‘어릴 적 외로웠던 경험’이 어떻게 ‘성인이 되어 고독 속에서 일하고 성장하는 능력’이 되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어린 시절 당신이 두려워하고, 싫어하고, 부끄러워했던 많은 것들이, 결국 성인이 된 당신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들의 기원이 됩니다.
이 통찰에 고긴스는 격하게 동의합니다. “그것이 바로 ‘극복’의 반대편에 있는 것입니다. 당신이 자기 자신을 극복했을 때, 당신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해집니다.” 과거에 당신을 움츠러들게 했던 모든 것들을 매일 정면으로 마주하고 싸워나갈 때, 그 약점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강점으로 변모합니다.
이것은 AI 시대의 ‘개인 브랜딩’과 ‘가치 창출’에 대한 가장 중요한 힌트입니다. AI는 표준화된 데이터와 성공 사례를 학습하여 가장 ‘효율적인’ 답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겪은 독특한 실패, 남들이 이해하지 못했던 고독, 처절하게 무언가를 극복해낸 경험이야말로 당신만의 ‘독점 데이터셋’입니다. 여기에서 세상에 없던 창의적인 해결책과 깊은 공감을 주는 이야기가 탄생합니다. 당신이 숨기고 싶었던 과거의 상처와 약점이야말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당신의 가장 희소하고 가치 있는 자산입니다.
오늘 데이비드 고긴스의 이야기, 여러분은 어떻게 느끼셨나요?
그의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락함을 원합니다. 소파의 따뜻함을, ‘이만하면 됐다’는 자기 합리화를, 고통을 피할 수 있는 수많은 핑계를 찾습니다. 그리고 AI 기술은 이러한 인간의 나약함을 파고들어 더 쉽고 편한 길을 제시하며 우리의 정신을 잠식할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변화는 편안함의 유혹을 이겨내는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남들이 모두 소파에 누워있을 때, 나 홀로 차갑고 어두운 새벽으로 달려 나가는 그 결단이야말로 평범함과 위대함을 가르는 경계선입니다. AI가 열어준 시간적 여유를 더 많은 쾌락과 안락함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목표 없는 수행’을 통해 나 자신을 단련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으로 채울 때, 우리는 비로소 AI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볼 시간입니다.
나는 세상의 모든 목표와 핑계가 사라졌을 때, 오직 ‘더 나은 나’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 그 고독하고 고통스럽지만 가슴 뛰는 과정이야말로 당신을 이 시대의 진정한 승자로,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저도 과거의 제가 경험했던 두려움에 대한 것들을 남은 2달 동안 넘어가보겠습니다. 지금 막힌 부분들을 분명히 뚫고 나아갈 수 있다고 믿고 나아가겠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하루가 되셨으면 합니다.
오늘도 응원하겠습니다.